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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애슬레틱] 포스테코글루 갈등이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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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애슬레틱] 포스테코글루 갈등이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다

적어도 이번 주말엔 토트넘의 패배가 화제를 지배하지 않았다. 토트넘은 맨체스터 시티가 FA컵에 출전하게되어 주말에 쉬었다. 토트넘 팬들이 할 수 있는 건 아스톤 빌라가 4위 경쟁에서 6점 차로 앞서 나가는 것과 데스티니 우도지가 허벅지 부상으로 시즌 아웃 됐다는 소식을 지켜보는 것뿐이었다.

2주 전만 해도 5위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충분할 것 같았다. 하지만 유럽 대회에서 잉글랜드 팀들이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챔스 리그 복귀 길은 4위 이내 성적밖에 없게 됐다. 빌라를 제치지 못하면 토트넘은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에 머물게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지금 진짜 이슈는 객관적 상황이 아니다. 그건 여전히 꽤 건재하다. 지난주 뉴캐슬전 4-0 참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5위와 60점대 후반 득점은 새 시대 첫 시즌이자 해리 케인 없는 첫 시즌에 빈약한 스쿼드로 출발해 11-12월 부상 및 결장 타격까지 받았음을 고려하면 좋은 성적이다. 시즌 초 토트넘 팬 중에 챔스 진출을 요구한 이는 없었다. 지금 간신히 실패하는 게 재앙은 아니다.

지난주 뉴캐슬전 4-0 참패, 포스테코글루 감독 취임 이래 최악의 경기력과 결과 이후 2주가 지나면서 실제 변화한 건 분위기다.

아마 이건 토트넘이 다음 아스널전까지 2주의 휴식기를 가졌기 때문일 수 있다. 한 경기에 대해 너무 오래 곱씹고, 다음 경기에 대해 걱정하기에 건강하지 않은 시간이다. 아니면 온라인의 영향일 수도 있다. 극단적 목소리에 확성기가 주어지는 곳에서 말이다.

하지만 광범위한 토트넘 커뮤니티가 감독 문제, 더 구체적으로는 감독의 접근 방식, 그게 올바른지, 비판이 정당한지 여부를 두고 분열되는 분위기다. 이를 두고 팬베이스 내 반(反) 엔지 정서의 새로운 전선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엔지에게 비판적이거나 최소한 엔지 회의론자 입장에선 뉴캐슬 패배가 최악의 공포를 확인시켜준 셈이다. 토트넘이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뉴캐슬의 덫에 빠졌다.

토트넘은 72.9%라는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뉴캐슬이 그냥 내주는 지역에서만 볼을 가졌을 뿐이다. 진짜 기회는 만들지 못했고, 예상했던 대로 취약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빠른 공격에 두 골을 내주었고(높은 압박 라인, 공 압박 실패), 수비수 패스 미스에 하나, 세트피스에 하나를 내주었다. 토트넘이 가진 약점과 허점을 그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디애슬레틱] 포스테코글루 갈등이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다

비판적 목소리에게 더욱 분노를 샀던 건 포스테코글루의 이념적 접근법이 에디 하우의 실용주의에 완벽히 밀렸다는 사실이었다. 하우는 절반 이상의 선수가 부상 중이었지만, 이 경기를 위한 맞춤형 전략을 내놓았다. 새로운 5-4-1 전술, 맨투맨 매칭으로 시즌 최고의 승리를 거뒀다.

'엔지-니즘'의 약점이 융통성이 없다는 것이 출발점이라면, 지난 10일 동안 자신의 주장이 정당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플랜 B가 없는 것이 순진하거나 오만하다고 생각한다면 뉴캐슬이 당신의 요점을 증명했다고 생각할 것이다."이게 우리식이야"란 말은 감독을 비난하는 도구가 됐다. 원칙보다 승리를 중시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말이다. 따라서 포스테코글루가 성공하려면 접근법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따라서 토트넘 팬들의 또 다른 광범위한 진영, 즉 엔지 매니아라고 할 수 있는 팬들은 오히려 방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 경기의 아쉬움에 가려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그는 여전히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축구 스타일 뿐만 아니라 그의 말과 행동 때문이다. 첫 시즌 막판 엔지-피로감이 생겼지만, 그가 클럽 분위기와 공동 정신에 미친 혁신적 영향력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엔지 낙관론자들도 뉴캐슬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주장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첫째, 그의 접근법은 시즌 전체에 걸쳐 결과를 냈다. 토트넘은 시즌 전 예상을 웃돌고 있다. 둘째, 이 스타일이 원정 빅매치에서 항상 드러난다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 북동부 원정에 대한 아픔이 있었지만, 토트넘은 아스널, 맨시티전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뉴캐슬전 5주 전 빌라파크에서는 경기를 지배하며 4-0으로 이겼다.

때론 엔지 신봉자들이 감독에 대한 비판을 인정하지 않는 감독 개인 숭배 컬트를 만들고 있다고 비난받는다. 세트피스에서 몇 골을 내주든 그가 이 팀의 정도와 진리라고 주장한다는 식이다. 최근 담론에 발을 들여놓은 이라면 이런 면이 있다는 걸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에 대한 개인 숭배 컬트가 있어야 할 실용적 이유가 있다. 지난 10년간 프리미어리그를 보면 성공의 가장 좋은 방식은 여전히 클럽 수뇌부에서 일관된 리더십을 가진 주도적 인물이 있어 모두가 그의 아이디어를 복음으로 여기는 것이다.

펩 과르디올라, 위르겐 클롭, 그리고 지금 미켈 아르테타의 성공이 보여주듯, 스포츠 디렉터 시대, 작은 차이의 중요성, 모범 사례 프로세스 시대에도 카리스마 있는 이념적 리더십만한 게 없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는 팀은 모두 공유된 정신에 대한 헌신과 목표 추구 의지가 특징이다. 이는 선수-스태프가 제자의 열정으로 감독을 따르지 않고는 있을 수 없다. 그리고 감독이 특정한 방식으로 스스로를 지휘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이것이 반드시 포스테코글루가 과르디올라, 클롭, 아르테타만큼 잘 할 것이란 뜻은 아니다. 여전히 첫 시즌 중이고 아직 우승도 없다. (하지만 토트넘의 기록이 클롭과 아르테타 첫 시즌에 비해 양호하다는 점에서 앞서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확실한 건, 감독이 자신의 아이디어가 옳다는 데 주저하거나 모호하다면 토트넘이 어디로도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개인 숭배 컬트는 장기적 성공의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디애슬레틱] 포스테코글루 갈등이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다

어떻게 전개될지 감이 잡힌다. 대다수 토트넘 팬들이 자부심을 갖고 지도자와 한 마음이 되어 그의 메시지와 방식의 정당성을 확신할 것이다. 일부 팬들은 바깥에 머물며 현실 세계를 더 많이 수용하라고 촉구할 것이다. 이 안팎의 구분으로 인해 포스테코글루에 대해 유보적이거나 모호한 입장의 팬들에게는 자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게 세상 이치다.

어쩌면 이렇게 되는 건 불가피했을지 모른다. 영국 축구계는 뚜렷한 이념을 갖고 온 외국 감독들과 이상한 관계를 맺는다. 우리는 그들에게 이론과 철학은 좋지만, 궁극적인 아이디어는 단순히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실용적인 상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만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방식이 그것을 희석시키는 것으로 여기는데, 영국의 반지성주의 뿌리는 매우 깊다.)

2016년 과르디올라가 왔을 때도 이랬다. 그는 "태클 잘하는 코치가 아니"라고 비난을 받았지만, 첫 7시즌에 5번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일궜다. 마르셀로 비엘사 역시 2018년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 취임 후 챔피언십 우승과 리즈의 한 세대 최고 성적인 프리미어리그 9위를 이끌었다. 두 사람 모두 접근법을 희석시키지 않고 성공을 거뒀다. 영국 언론의 중간지대를 만족시키지도 않았다. 만약 그랬다면, 깊은 수비와 싸잡힌 축구를 했다면, 같은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영국 축구의 작동 방식 때문에 포스테코글루에 대한 모든 논의는 이 지점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이 그의 접근법으로 평가될 것이다. 모든 승리는 그것을 정당화하고, 모든 패배는 그것을 깎아내릴 것이다. 상대와 경기력, 심판 판정 등 모든 변수와 무관하게, 모든 토트넘 경기는 감독 스타일에 대한 평가가 될 것이다.

이런 전개가 놀랍지는 않다. 예견된 일이었다. 동료 찰리 에클리셰어는 시즌 초부터 이를 내다봤다. 8월 '뷰 프롬 더 레인' 팟캐스트에서 그는 이번 시즌이 포스테코글루 스타일을 둘러싼 "지루한 논쟁"으로 지배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초반에는 공격 축구에 대한 찬사가 있겠지만, 후반기 패배 뒤에는 해설가들의 비난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좋은 축구는 좋지만, 어느 순간 입을 막고 상대를 더 존중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라고.

포스테코글루 체제 첫해가 다 지나가면서 우린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토트넘이 4위나 5위를 하든 이 논쟁과 분열은 내년 시즌에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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