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코치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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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울 점은 정말 많은 사람임. 한국어로 된 컨텐츠 중에 전술적으로 이 정도로 식견을 넓힐 수 있는 컨텐츠는 흔치 않다 생각. 그럼 무엇인 문제일까?

1. 전술적인 토론을 했을 때 이 사람과 생산성있는 토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커뮤에 몇이나 있을까?

-> 예컨데 왜 여기서 이런 시스템을 가져갔고 이런 움직임을 가져갔으며 이게 잘못됐다면 왜 이런 움직임이 잘못되었고 그럼 이런 시스템과 전술이 아닌 더 나은 방법은 무엇인가? 라고 물어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여기에 있을까? 장코치가 내놓은 해답이 정답은 아닐지언정 나름의 근거는 있을지언데 나 포함 여기 있는 99%는 애초에 저 물음을 이해조차 못하거나 답변을 못할 것이다.

막말로 장코치가 뒤에서 뒷담까지 말고 맞다이로 들어와!라고 했을 때 맞다이 뜰 수 있는 사람 자체가 없다봐도 무방하다. 근데 그래서 장코치가 다 옳다는거냐? 그건 아니라는거지.

2. 더 깊게 들어가서 장코치의 논리를 보자면 이렇다

어떤 전략을 굉장히 단순화해서 보자. 압도적인 체급으로 찍어누를 수 있는 스쿼드가 아닌 이상 수적 우위라는 기본개념을 원칙으로 놓고 봤을 때 어떤 부분에서 리스크를 감수하고 어떤 부분에서 리턴을 얻을 것인지를 정하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

가령 풀백 A에게 사이드에서 상대 윙어와 1 ON 1에 자주 직면하는 상황에 놓이게 의도할 수 있다. A 선수의 대인마크 능력을 믿고 이런 위험을 감수하는 선택을 한 반면, 윙어 B에게는 수비적으로 커버를 많이 하는 대신에 좀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고 때로는 중앙에서 수적우위를 가져가 상대를 공략하려는 전략을 들고왔다고 해보자.

-> 장코치는 기본적으로 엘리트 레벨에서 활동하는 감독 코칭 스태프를 리스펙한다. 그들이 한 팀을 망하게 하려고, 지기 위해서 어떤 전략을 들고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전략과 판단들은 다 근거가 있을 수밖에 없고 특히나 엘리트 레벨에서는 그 근거와 판단이 모두 허무맹랑한 것이 아니고 합리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만약 그토록 말도 안되는 근거로 팀을 코칭해온 사람들이 연봉 수십억 수백억을 받는 높은 자리까지 올라갈 수가 없지 않겠는가?

때문에 1차적으로 장코치는 그럼 감독 코치 전술은 다 근거가 있고 잘못이 없냐? 라는 비판을 듣는 것이다. 감독은 다 근거가 있어서 그런 판단을 내린 것이고 그걸 이행못한 것은 전부 선수 잘못이냐?

3. 여기서 장코치의 반론은 요약하자면 이렇다.

성과를 못내면 짤리는 건 당연하다. 그건 부정할 생각이 없다.

다만 만약 감독 코치진을 제대로 비판하기 위해서는 내부적인 상황과 본질을 이해해야만 하기 때문에 결과론적으로 패배를 했다고 해서 혹은 심지어 전략적으로 털렸다고 해서 그 현상만 가지고 감독의 전략을 욕할 수는 없다는 것이지.

예컨데 내가 예시로 적어놓은 상황으로 해석하자면
1. 판단근거도 합리적이고 게임모델도 완벽하게 돌아갔고 선수들도 할만큼 했는데 진짜 '운'이 없어서 게임을 결과론적으로 졌다.
2. 판단근거도 합리적이고 게임모델도 완벽하게 돌아갔지만 휴먼에러가 났다
3. 전략적으로 완전히 상대에게 공략을 당해버렸다. 근데 내부적으로 더 나은 방법이 없었어서 그게 감독으로서 내놓을 수 있는 그나마 최선의 수였다.
4. 전략적으로 완전히 상대에게 공략을 당해버린 것은 순전히 감독이 완전 잘못 판단해 버렸기 때문이다. 애초에 저런 식의 플랜을 짠 것자체가 오류다.

이 때 4번일 경우에만 감독의 전략 전술에 대한 온전한 비판이 가능한 것이고 나머지는 운과 휴먼에러, 내부적인 사정을 알아야만 판가름나는 영역이기에 본질적으로 온전한 감독과 코치에 대한 비판을 하기 어렵다는거지.

그럼 또 이런 말이 나올 수 있다. 뭐야 그럼 또또또 감독 코치는 잘못이 없다는 거임?

4. 여기서 xG 값과 빅찬스 미스라는 통계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 하려한 것은 명백한 오류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만약 맨유가 엄청나게 높은 xG 값을 가지는데 그걸 골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굉장히 낮은 xGA 값을 가졌는데 골을 많이 쳐먹혀서 졌다면 장코치의 휴먼에러 주장에 더 많은 힘이 실렸을 것이다. 하지만 xG 값의 통계의 맹점이라며 가져온 빅찬스 미스 논리 또한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었고 이런 근거들이 설득력을 잃으면 결국 감독 코치진은 항상 옳고 못하면 선수 탓이라는 정답을 내려놓고 그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근거들을 끼워맞출 뿐이라는 비판을 들을 수밖에 없다.

설령 진짜로 장코치의 눈에는 맨유가 전술적으로 다 합리적이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더라도 진심으로 휴먼에러가 반복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그 선수들로 스쿼드를 채운 텐하흐에게 아주 큰 책임이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결국 전술이 잘못되었거나(실제로 이렇게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고) 혹은 전술이 가는 방향은 맞아도 선수가 이행을 못한다면 그 어떤 방향이건 감독의 책임이 있는거니까.

근데 '엘리트 레벨의 감독 코치는 다 합리적이고 이기기 위한 방향으로 생각하고 본인의 눈에도 뭘 하려는지 보이는데 선수들이 그걸 못따라준다. 아 물론 결과가 안나오면 짜르는게 당연한데 내 눈에는 감독의 전술은 적어도 문제없다' 라는 식의 논리는 너무 감독의 총체적인 책임을 전술로 한정해서 보려는 건 아닌지, 혹은 너무 이론에만 매여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어보인다.

마지막으로 마드리드에 은연중에 반감을 드러내는 것도 좀 거슬리기도하고 그런건 해설하면서 좀 최대한 티를 안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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